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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둑고양이의 일기

2020년을 정리하며 본문

생각

2020년을 정리하며

한2 2020. 12. 31. 01:23

2020년이 끝났다. 

그리고 2020년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. 나에게도 많은 일이 있었고 전세계적으로도 참 많은 일이 있었다. 그리고 그 많은 일이 개개별로 다 너무 큰 일들이기도 했다. 

세세한 설명은 개인 일기장에 하고 그래도 나름 여럿이 볼 수 있는 장소에서 이것 저것 늘어놓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위와 같이 한줄로만 요약하는 것이 좋겠다.
 
나는 이제 20 보단 30에 훨씬 더 가까워지고 있다. 세월만큼 정확하고 공평한 것은 없다고 했고 그러기에 나는 억울하거나, 슬프거나, 우울하거나 하는 것은 없다. 그렇다고 기분이 좋지도 않다. 다만, 30이라는 기념비적인 숫자를 찍기 이전에 내가 무엇을 해야할까 와 같은 고민은 중반을 넘어서고 수도 없이 많이 했던 것 같다. 
아니 사실 유예기간이라고 해서 몇 년은 조금 마음 편히 있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. 

올해 연말에 나는 식은땀이 나도록 심한 복통에 병원을 찾았고 병원에서는 위궤양이라고 진단했다. 
엄살이 많다는 악명을 가지고 있는 나로써는 심해봐야 위염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위궤양이었다. 내 엄살도 다 죽었구나 싶었다. 누군가에겐 위궤양이 참 별거 아닌 것일 수도 있겠다. 하지만 이 진단이 나로 하여금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게 했는지... 그 영향력을 생각하면 매우 별거다. 

20대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펼칠 수 있었다면 이제 30으로 접어들면서 하나 둘 씩 너무 많이 쳐버린 가지들을 정리하면서 깔대기를 통해 체에 거르는 것 마냥 선택의 폭은 좁히되, 그에 대해 집중도를 높이고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  정리하고 싶다. 하나 둘씩 정리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, 20대의 나, 정말 대단했구나.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하나씩 다 해보고자 했던 나의 열정에 박수를 작게나마 보내고 싶다. 사실 나라도 내가 했던 일들을 인정하지 못하면 너무 괴로울 것 같아 그러는 것일 수도 있겠다. 

"나는 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."
결국엔 날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나 밖에 없고 나를 지켜줄 것은 나다.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해야하고 행복해야한다. 너무 진부한 표현이라 쓰고 싶지 않지만 그 보다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있을까. 나를 위해서라도 매 순간 기대할 수 없는 것에 큰 기대를 하지 말고 바라지 않아도 되는 것에 바라지 않기. 어제도, 오늘도, 그리고 내일도 힘들었고 힘들고 힘들 나 자신을 위해서 위로하고 아끼며 살기. 

1년 수고 많았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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